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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카라반 캠핑, 포항 이가리해변에서 언택트로

티큐브 카라반 여행 후기

by 호랑멍멍 2020. 10. 6.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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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카라반 캠핑, 포항 이가리해변에서 언택트로


미니카라반 티큐브를 중고로 영입한 다음날, 카라반 내외부 세차를 전문업체에 맡겨서 깨끗이 청소한 후, 포항으로 생애 첫 카라반 캠핑 출정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목적지는 포항의 유명 해변인 몇곳을 미리 추렸고, 현장에 도착해서 상황을 보면서 정박지를 결정할 예정이었습니다.

우선 급한대로 집에서 쓰던 이불을 깔이뒀구요, 생각보다 포근하네요.

첫 카라반 캠핑의 대략적인 후보지는 아래와 같았는데요,

1. 칠포해수욕장

2. 개인적으로 찾아둔 칠포 노지 주차장

3. 개인적으로 찾아둔 칠포 언덕 절벽

4. 이가리간이해변 (최종 선택)

5. 화진해수욕장

6. 장사해수욕장

약 5시간이 걸려 포항에 도착하니 해가 질 무렵이라 1~4번 사이트를 직접 보고나서 최종적으로 이가리 간이해변으로 결정을 지었습니다. 이미 어두워져서 화진과 장사까지 갈 시간은 나지 않았네요. 

중간에 휴게소에 한번 들러서 카라반 바퀴에 공기압을 맞추고 휴게소 멀리에 카라반을 정박 후 점심을 해결했습니다.

견인장치는 풀지 않고 네 곳의 트리거만 내린 후 세 가족이 둘러앉아 핫바며 알감자며 닭꼬치며를 사다가 먹으니 사람을 접촉할 일도 전혀 없고, 날씨도 너무 화창하고 기분이 좋았습니다. 언택트에는 정말 카라반이 좋다는 걸 느낀 순간이었습니다.

드디어 포항에 도착했구요,

첫 후보지인 칠포해수욕장입니다. 카라반을 세울 곳은 해수욕장 뒤쪽의 도로와 주차장이었는데, 생각보다 바다가 너무 멀었습니다. 카라반 3~4팀이 계셨으나, 우리는 좀 더 해변과 가까운 곳을 찾아서 떠났습니다. 

두 번째 후보, 칠포 근처의 주차장 노지입니다. 여기는 풍광이 정말 좋았으나 생각보다 바다와 너무 가까워서 자칫 파도가 넘지 않을까 하는 와이프의 불안감 때문에 잠시 카라반만 세워두고 다른 곳을 둘러본 후 사이트를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잠시 이렇게 카라반을 세워두고. 이가리 간이해변으로 떠납니다. 

15분 안쪽으로 소요되어 이가리에 도착했습니다. 일단 캠핑하는 팀이 3~4팀 있고 알전구도 주렁주렁 달려있고 하니 와이프가 안심하는 점이 가장 좋았구요. 바다도 너무 가깝지 않으면서도 풍경이 상당히 좋아 여기로 정박하기로 정합니다.

급히 돌아가서 카라반 견인고리를 장착하고 이가리로 돌아옵니다. 저녁 7시가 넘어 이미 해가 다 져버렸지만, 다행히 밝을 때 와서 자리를 정해두어서 무리없이 카라반을 진입시키고 정박을 완료합니다. 

결혼기념일을 겸한 카라반 캠핑이라 케이크를 사왔는데, 아이가 '내가 들 수 있어!'라며 사정없이 케이크를 망쳐버렸네요. ㅎㅎ 이가리 해변까지 잘 살려온 케이크가 순식간에 박살 났습니다. 좋은(?) 추억거리로 웃어 넘겼습니다.

출출한데 뭘 해먹기는 너무 늦어서 이가리해변에 붙어있는 '호식이 두마리치킨'에 전화를 하니 빠르게 해변으로 배달이 왔습니다. 아래 풍경을 보면서 맛있게 뜯어주고요,

창문을 여니 밤바다에 켜놓은 고깃배들의 불이 마치 멀리 캠핑전구를 걸어놓은 듯 운치가 있네요. 치킨 먹기 좋은 파도소리와 밤이었습니다. 

제가 정박한 포인트입니다. 이가리해변 사유지가 시작되는 바로 앞 부분입니다. 참고로 이가리 해변의 카라반 포인트를 소개하면 아래와 같은데요. 진입하면 특정 구역 앞에 여기부터는 사유지라고 적혀있습니다. 여기는 간혹 주인이 나타나서 1만원을 받거나, 최근에는 권리를 위탁받은 사람이 1박에 5만원을 받는다고 말이 많던 곳입니다. 저는 사유지로는 들어가지 않고 그 전에 포인트를 잡았습니다. 

화장실이 근처에 있고 쾌적한 포인트였습니다. 진입로 초입의 바다 바로앞 자리는 흙인 듯 모래땅이라 우리가 갔을 때도 승용차가 한대 빠져있었습니다. 각별히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식후경으로 이가리 해변 산책을 나가봅니다.

캠핑할 것 같던 팀들이 나들이객이었는지 모두 돌아갔습니다.

바다를 마주한 텐트 캠퍼분이 계셨구요, (여기가 모래땅이라 빠지니 차량 진입 유의해야 합니다.)

바퀴가 빠진 사투의 흔적입니다.

멀리 배들이 밝힌 불이 아름답게 빛나고 있습니다.

이렇게 첫 카라반 캠핑의 밤을 마무리합니다.

다음날, 일출시간에 맞춰 새벽에 일어납니다. 창을 닫고 밖을 바라보니, '이맛에 카라반 캠핑하는구나' 싶습니다. 밤에 소변이 마려우면 카라반 화장실에서 손쉽게 해결하고, 포근한 이불에 쌓여 창밖을 바라보니 행복감이 밀려옵니다.

아기는 잘도 자고 있구요,

카라반 창문으로 바라본 풍경입니다.

서서히 사위가 밝아지며 일출 시간이 다가옵니다.

수평선에 구름이 살짝 끼어서인지 해가 온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멋진 일출이 시작됐습니다.

일렁이는 파도 위로 첫 카라반 캠핑에서 맞는 태양이 서서히 올라옵니다.

이가리해변에서 맞이하는 멋진 일출!

금방 해가 올라와 사방이 밝아지네요. 창문을 여니 카라반으로 파도소리가 밀려들어와 개운하고 시원한 아침 공기를 전해줍니다.

창문을 닫고 이불의 포근함과 온기를 느끼며 풍경을 바라봅니다.

첫 카라반 캠핑의 아침,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풍경을 전해주어 감사한 마음입니다. 처음에는 구매를 반대하던 와이프가 더 좋아합니다. 너무 좋다를 연발하는 와이프. 다행입니다. ㅠ_ㅠ

아침은 간단하게 너구리와 짜파게티로 갑니다.

아기 때문에 짜파구리 대신 짜파게티 + 너구리 투톱 조합입니다. 뜨끈한 국물이 그립기도 했구요.

식후에 바다를 바라보며 미리 준비한 원두를 드립으로 내려봅니다. 에티오피아 원두입니다.

커피향이 카라반 안에 퍼지고, 신선한 원두 덕분에 커피 빵이 아주 봉긋하게 솟아올라 기분을 좋게합니다.

갈길이 머니 천천히 출발 준비를 합니다. 1박2일의 첫 카라반 캠핑동안 접한 사람은 휴게소에서 음식 구입할 때, 호식이 두마리치킨 받을 때 딱 두번 뿐인 언택트 카라반 캠핑. 좋은 풍경 앞에서 가족끼리 행복한 시간을 보내기에 참 좋은 여행의 방식인 것 같습니다.

다시 달구지의 견인장치를 체결하고 돌아갈 채비를 합니다.

고잉 홈! 첫 카라반 캠핑은 이 정도면 대성공이네요. 캠핑이 불편하다고 투덜대던 아내가 캠핑에 맛을 들인 것이 첫 카라반캠핑의 가장 큰 수확입니다. 벌써 다음 출정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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