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반을 사용해보니 카라반 최대의 장점은 화장실인 것 같습니다.
막연히 카라반 구매 전 생각만 할 때에는 샤워가 아닐까 싶었는데, 사실 샤워는 하루이틀 안 해도 큰 불편함은 없지만, 한밤중에 화장실에 가고 싶은 경우나 추위와 더위에 시달리며 공중화장실을 쓰는 대신, 안락한 카라반 화장실을 수시로 사용하는 것은 정말 카라반 사용 최대의 장점입니다. 새벽에 화장실이 급하거나 아이가 있다면 얼마나 편한지 실감할 수 있습니다.
망설이다가 카라반 구입 후 1년이 지나서 변기를 사용했다는 분들이 꽤 많은데, 왜 카라반 화장실을 아끼지말고 사용해야 하는지 사용법을 총정리해 보았습니다.
<카라반 화장실 총정리 목차>
1. 카라반 화장실 변기의 구조
2. 화장실 물 채우기 (양변기 물)
3. 용변분해제(똥약) 및 린스 종류와 사용법
4. 화장실 카세트 비우기 (오물처리)
5. 휴지와 물티슈, 넣어도 될까?
카라반 화장실은 비행기의 화장실을 생각하면 대단히 유사합니다. 변기가 있고 물을 내리는 버튼이 있고, 똥을 저장하는 통이 있는 구조입니다.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카라반 변기
아래와 같이 일반 양변기와 동일한 모양입니다. 차이점은 물이 담겨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물이 한정된 카라반의 특징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지점입니다.
▲ 이렇게 변기 뚜껑을 열면 변기 배수구멍이 막힌 모양으로 보입니다. 파란 버튼 위에 손잡이처럼 생긴 것이 배수구멍을 열고 닫는 레버입니다.
▲ 이렇게 레버를 옮기면 변기구멍이 열리면서 아래 설치된 카세트 토일렛(cassette toilet)과 연결이 되게 됩니다.
파란 버튼은 물을 내리는 버튼입니다. 콸콸 쏟아지는 것은 아니고 한번 누를때마다 회오리처럼 빙 둘러서 물이 슈육 한번 돌 정도로 나오게 됩니다. 파란 버튼 위의 점은 카세트 토일렛(똥통)이 꽉찰 경우에 경고등이 들어오게 되고 이때 카세트 토일렛을 비우시면 됩니다.
카세트 토일렛
변기 아래에 카세트 토일렛이라는 장치가 들어가게 됩니다. 그냥 똥통으로 보시면 됩니다. 카라반 외부에서 삽입 및 탈거하게 되어 있으며 플라스틱 재질로 되어있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카라반의 변기 모델입니다. 가장 유명한 업체가 데포트(Thetford)이며 아주 많은 카라반이 이 카세트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국민 똥통으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카세트 토일렛을 카라반 외부에서 밀어 넣을 때 이 부분이 자동으로 밀려서 열리는 구조입니다. 혹여 저 판을 빼신다면 방향을 처음과 동일하게 넣으셔야 합니다. 참고로 반대로 넣으면 토일렛이 들어가지 않게 되어있어 큰 문제는 아닙니다.
토일렛 위의 요 깔때기의 사용법을 모르시는 분들이 있던데, 아래에서 설명할 화장실 물(변기 내리는 물)을 넣을 때 쓰라고 있는 깔때기 입니다. 배수부분으로 살짝 낑기는 느낌으로 눌러놓으면 빠지지 않습니다.
배수구로 살짝 눌러서 이렇게 수납해서 가지고 있으면 됩니다.
카라반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내릴 물을 채우는 방법입니다. 카라반 외부에서 동그란 버튼 위아래 두개를 동시에 누르면 화장실 문이 열리고 이렇게 변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두 개의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아래 사진을 보시면요,
위쪽이 변기 내리는 물을 주입하는 부분이고, 아래가 오줌과 대변이 저장되는 똥통입니다.
먼저 화장실 물을 보충해 보겠습니다.
들어간 배관을 살짝 당기면 위와 같이 앞으로 나옵니다. 뚜껑을 열면 물이 찰랑찰랑 차 있습니다. 상시로 물이 차게 되는 방식이라 물이 거의 떨어져서 수위가 낮아도 여기에는 물이 고여 있습니다.
놀라지 마시구요, 물이 차 있는 구멍에 추가로 물을 부으면 계속 들어갑니다.
좌측에 투명한 아크릴 소재로 수위 게이지가 있습니다. 물을 넣을 수록 아래에서 위로 점점 수위가 올라옵니다. 꽉 채우면 어느 순간부터는 더이상 올라가지 않습니다. 제 카라반의 토일렛은 화장실 물이 약 8L가 들어갑니다. 삼다수 4통 정도 분량인데, 생각보다 금방 써버리게 됩니다.
여기에 추가로 '아쿠아린스'라는 제품을 넣어주면 됩니다. 보통 물에 일정비율을 희석해서 넣어주게 되어있고, 화장실 카세트 토일렛 브랜드인 데포트(Thetford)에서 '아쿠아린스'라는 제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가격이 꽤 비싼 편인데, 많은 카라반 유저들이 처음에는 순진하게 비싼 아쿠아린스를 사용하다가, 곧 섬유유연제로 바꾸곤 합니다. 저도 섬유유연제로 넣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싸고 향기도 좋고 별 차이가 없습니다. 똥 분해에도 별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물을 꽉 채우고 추가로 섬유유연제까지 넣으니 색깔이 하얗게 변했습니다.
다시 원래 위치로 닫아주면 화장실 물 주입은 끝입니다. (거의 대부분의 카라반이 화장실 물은 손씻는 물과는 달리 별도로 주입하게 되어 있습니다.)
용변분해제
소변과 대변을 카라반에서 보고 물만 내리면 분명히 악취가 날 겁니다. 그래서 개발된 것이 일명 똥약, 용변분해제 입니다. 유명하고 많이 쓰는 양대 산맥이 아쿠아캠 블루와 포타팩 입니다.
좌측 분홍색이 아쿠아린스, 가운데가 아쿠아캠 블루(Aqua Kem Blue), 우측 끝이 포타팩(Porta-Pak) 입니다.
아쿠아캠 블루는 락스처럼 파란색 용액으로 되어 있습니다. 액상이라 변기를 장착하고 배수구멍을 연 뒤 바로 부워주면 됩니다. 보통 똥약은 화장실 사용 전 부어주거나 넣어주면 됩니다.
적정량에 대한 소개입니다. 저는 그냥 종이컵 반컵 정도 생각하고 넣고 있습니다. 냄새가 나면 조금 더 넣기도 하구요.
포타팩은 가루 방식입니다. 녹는 소재의 비닐에 1회분이 담겨있어 하나씩 던져두고 물을 살짝 넣어주면 됩니다.
이렇게 소분되어 있어서 하나씩만 던져 넣어두면 편해서 좋습니다. 비닐은 땀에도 녹을 정도라 터지지 않게 살살 다뤄야 합니다. 냄새는 아쿠아캠 블루보다 포타팩이 좀 더 강하고 쎕니다. 독하다는 의견도 있어서 호불호가 갈립니다.
린스
린스의 역할은 약간의 코팅 작업으로 용변이 잘 내려가도록 도와주는 역할과 향기로운 냄새를 풍기는 데 있습니다. 다만 대변을 볼 때 아예 변기에 묻지 않기를 바란다면 아래 팁을 활용해보시면 좋습니다. 위에서 설명한 대로 외부에서 화장실 물을 채워준 후 린스를 소량 넣어서 희석시켜 주면 됩니다.
변기에 대변 안 묻히는 TIP
용변을 보기 전 휴지를 3칸씩 3개를 뜯어서 변기 안쪽에 싸악 덮어두고 볼일을 보면 됩니다. 그럼 대변이 그 위에 있게 되고 물을 내릴 때 구멍으로 휴지와 함께 깔끔하게 빠져나갑니다.
동계 화장실 사용팁
동계에는 물이 얼어서 화장실 배관 등이 동파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고 합니다. 비용이 상당히 들기 때문에 동계 물 사용은 꼭 주의하셔야 합니다. 그래서 동계에는 아예 물을 쓰지 않는 분들도 계시고, 화장실을 사용할 때는 화장실 물이 얼지 않도록 린스와 부동액을 함께 넣어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개인에 따라 비위가 약하신 경우 식전에는 안보셔도 좋습니다. 저는 카라반 알빙의 한 과정이라 생각하기에 그냥 사진을 모두 공개하여 올립니다.
캠핑에서 돌아오면 바로 변기를 비우지 않는 것이 오히려 좋습니다. 용변분해제가 똥과 오줌 그리고 휴지를 분해하는 데 2~3일 이상 걸리기 때문입니다. 바로 버리면 그것들이 살아있을 수 있기 때문에 캠핑 복귀 당일에는 쉬시고 느긋하게 추후 똥통을 비우시면 됩니다.
집 화장실이나 근처 공중화장실을 이용해도 됩니다. 깔끔하게 비우고 정리한다는 전제하에 말입니다. 아래와 같이 버리는 배관을 위로 돌려 세우고 손잡이를 잡은 후 그냥 쏟으시면 됩니다.
간혹 안 나오는 경우 아래쪽의 초록 버튼을 누르면 가스가 배출되면서 울컥울컥 쏟아집니다. (똥물 튐 주의)
이렇게 분해가 되었고 형체와 본래의 향을 알아볼 수 없게끔 변해서 나옵니다. 용변분해제 냄새가 워낙 강해서 생각보다 큰 거부감은 없습니다. 편리에 비하면 아주 작은 수고로움일 뿐입니다.
버튼을 눌러서 끝까지 쏟아냅니다.
저는 마지막으로 깨끗한 물을 주입구에 넣어서 한두번 흔들어서 더 비우는 편인데, 일부에서는 똥통은 그냥 비우기만 하고 세척은 필요 없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단, 비우고 난 후 카세트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바로바로 똥약을 넣어서 두는 것을 권장합니다. 그래야 냄새가 나지 않으니까요. 요약하면 똥통에 똥이 있건 말건 항시 용변분해제를 넣어둔다면 매번 깨끗하게 세척을 할 필요가 없다는 말입니다.
카라반 화장실 안에서 볼일을 본 후 휴지를 넣어도 될까요?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휴지는 YES, 물티슈는 No 입니다. 휴지는 잘 분해되지만 물티슈는 분해가 잘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휴지만 사용할 경우는 볼일을 본 후 얼마든지 소변 대변과 함께 휴지를 내려도 무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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