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거스타일 기타리스트들이 선호하는 대표적인 기타. 체코 제작의 푸르크 기타(Furch)에 관하여 모델명 구분법과 제가 가진 푸르크 기타에 대해서 함께 소개합니다.
마틴, 테일러, 깁슨 등 대표적인 기타 트리오, 일명 마깁테가 모두 미국 생산인 것과는 달리, 푸르크는 희한하게도 유럽 체코 제작 브랜드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생소한 브랜드였지만 최근 핑거스타일 대표 모델인 푸르크 옐로우 GC-CR 모델이 유명해지면서 우리나라에서 최근 많이 수입되어 팔리고 있습니다.
푸르크 기타는 1981년 프란티섹 푸르크(Frantisek Furch)가 창립한 기타 제작 공방입니다. 많이 아시다시피 1970~80년대의 체코는 러시아 구소련 체제의 사회주의 시절로 좋은 악기를 구하기 어려운 기간이었다고 합니다.
이때 13살 된 프란티섹 푸르크는 악기를 제작하기 시작하여 인지도를 쌓으며 성장하고, 이후 체코 음악가들이 수입 제품이 아닌 자국의 제작 제품을 활용할 수 있도록 푸르크 브랜드를 키워나가게 됩니다.
현재는 프란티섹 푸르크의 아들은 페트르 푸르크(Petr Furch)가 CEO가 되어서 푸르크 기타의 미래를 열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성음(Crafter)와 아주 유사한데요. 성음도 현재 1대 제작자인 아버지가 일선에 물러나고 아드님이 활발하게 크래프터 기타를 생산해내고 있습니다.
푸르크 기타는 빨주노초파(남)보로 라인업이 구성됩니다. 빨강이 가장 비싼 레드라인이고, 보라(violet)이 가장 저렴한 라인입니다. 하지만 보라색 바이올렛 제품 조차 125만원대 가격으로 중상 하이엔드급의 가격을 가진 브랜드입니다.
<푸르크 라인업> (위쪽부터 고급)
RED Series
ORANGE Series
YELLOW Series
GREEN Series
Blue Series
Violet Series
아래는 푸르크 기타의 모델 구분법입니다. 가령 제가 가진 기타인 푸르크 블루(Furch Blue) GC-CM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Furch Blue GC-CM
Blue : 라인업 중 블루라인
G (바디모양)
C (컷어웨이 여부)
-
C (상판 목재)
M ( 측후판 목재)
총 4개(앞 2개-뒤 2개)의 알파벳을 해석하시면 됩니다.
우선 제일 앞 영문자는 바디모양을 말합니다.
D = 드레드넛
G = 그랜드 오디토리움(일명 GA바디)
OM = 오케스트라 모델 (일명 OM바디)
RS = 라운드 숄더
OOM = 00 12프렛
GN = 그랜드 나일론
두 번째 영문자는 컷어웨이 여부를 말합니다.
C가 있으면 컷어웨이 모델, 없으면 논컷어웨이 모델입니다. 푸르크 기타는 대부분이 컷어웨이 모델로 웬만하면 다 C가 붙어 있습니다.
세 번째 영문자는 상판(음향목) 목재를 말합니다.
C = 웨스턴 레드 시더
S = 시트카 스프루스
M = 아프리칸 마호가니
L = 알파인 스프루스
마지막 네 번째 영문자는 측판/후판의 목재를 말합니다.
Y = 레이어드 마호가니
M = 아프리칸 마호가니
R = 인디언 로즈우드
A = 제브라우드
W = 블랙월넛
P = 파덕
C = 코코볼로
따라서 Furch Blue GC-CM은 푸르크 기타 블루 라인 중에서 그랜드오디토리움 컷어웨이 형태로 상판은 웨스턴 레스 시더, 측후판은 마호가니로 만든 기타라고 해석이 됩니다.
제가 푸르크 블루 GC-CM을 구매할 때 비교한 모델은 테일러의 대표 입문기 114CE 모델이었습니다 어쿠스틱 마트 매장에 방문하여 먼저 114CE를 쳐보고, 푸르크 Blue GC-CM을 쳐 보고는 바로 푸르크로 1초 만에 마음을 정했습니다.
우선 푸르크 기타가 테일러에 비해 훨씬 큰 성량과 엄청나게 또렷한 음색을 지니고 있습니다. 푸르크 블루 라인의 경우 오픈포어 방식으로 나뭇결을 살리고 유광 도장을 하지 않는 피니시 방식입니다. (푸르크 기타 중에서는 저가 라인이라 원가를 절감하는 개념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목재를 도장으로 거의 코팅하지 않았기 때문에 울림이 상당히, 정말 상당히 좋습니다. 테일러 저가 라인과는 비교 자체가 되지 않을 정도로요. 지판도 테일러는 43mm임에 반해 푸르크 기타는 44.5mm이기 때문에 핑거스타일을 주로 연주하는 제 성향에도 딱 맞았습니다.
거기에 울림이 좋은 마호가니 측후판의 올솔리드 기타이기 때문에 한동안은 정말 몸을 타고 울리는 울림에 크게 감동하면서 기타를 치던 기억이 있습니다. (울림이 정말 좋습니다.)
기타 구매 1달여 만에 상판이 좀 올라오는 느낌이 들어서 리페어샵에 방문했습니다. 이건 대전에 훈기타웍스에 점검받으러 갔을 때 들은 조언입니다. GC-CM의 상판 목재인 웨스턴 레드 시더, 시더 자체가 무른 나무입니다. 거기에 오픈오퍼 피니시로 도장도 거의 하지 않았기 때문에 울림은 한음한음 정말 또랑또랑하게 나고 아름답지만, 내구성은 일부 포기하게 된 기타입니다.
훈기타 사장님 말씀으로는 푸르크가 소리는 정말 아름답고 좋은 기타이지만 반대로 그 소리를 얻기 위해 내구성은 일부 포기한 것이라서 필연적으로 내구성이 약해 상판 들뜨는 현상이 많은 기타라고 합니다.
사장님이 추천해주신 대안으로는 사용하지 않을 경우 기타 줄을 반드시 풀어 장력관리를 할 것과, 기타 스트링을 일반적인 012 게이지보다 하나 낮은 011로 쓸 것, 평소 반음 다운튜닝으로 사용할 것을 추천하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푸르크 기타는 정말 소리가 아름답습니다. 사실 가격대 가성비로 보면 마틴이나 테일러보다 유사한 가격 대비 훨씬 훌륭한 소리를 들려준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핑거스타일 기타리스트들이 선호하는 YELLOW 라인의 GC-CR 모델은 핑거스타일 기타로 가성비 끝판왕이라는 평가를 통앤통 카페 등에서 항상 받고 있는 기타입니다.
아름다운 소리를 위해 약한 내구성을 감수한 푸르크 기타. 그만큼 섬세하게 관리해줘야 하는 기타지만 정말 소리 하나 만큼은 동 가격대에서 다른 브랜드가 따라오기 힘든 정말 기타 잘 만드는 브랜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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